영화 ‘지상의 별들’을 보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설렘과 두려움이 항상 공존하기 마련이다. 만약 처음 경험한 그 세상이 설렜다면 그 세상으로부터 긍정적인 것을 많이 보고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처음 접한 그 세상이 두려웠다면 세상으로부터 부정적인 것을 많이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두렵게 느껴졌다면 그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하겠는가? 필자에게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럼 왜 세상이 두렵게 느껴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자발적이 아닌 외부의 강제적인 압력에 의해서라든지 자신의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때 그런 두려움의 현상이 일어난다고 본다.

지상의 별들 포스터. ⓒpvr picture
▲지상의 별들 포스터.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이번에 소개할 영화 ‘taare zameen par'(지상의 별들, 부제: 모든 아이들은 특별하다)는 세상이 두려워서 말문을 닫아버린 한 아이가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이샨은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고, 매우 활동적인 엉뚱한 9살짜리 꼬마아이다. 그러다 보니 말썽이란 말썽은 다 피우고, 각종 사고는 자기만의 전유물이다. 이제 벌받는 것은 일상생활이 되었다. 그래도 자신감만은 하늘을 찌른다. 이샨은 읽기, 쓰기, 기초적인 산수도 못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10% 정도가 겪고 있는 ‘난독증’이라는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학년도 올라가지 못하고 벌써 2년째 같은 학년을 다니고 있다. 그러니 학교에서도 더 이상 이샨을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이샨 부모에게 특수학교에 다니기를 권한다. 이에 이샨 부모는 펄쩍뛰며 기숙사가 있는 다른 일반 학교로 전학을 결심한다. 어떤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하는데 당장 그 말을 수용하려 하겠는가? 이샨 부모의 행동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이샨의 공책. ⓒpvr picture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이샨의 공책.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한다. 그래도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는 어머니가 이샨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활달했지만 전학을 간 이샨은 더 이상 세상과 이야기를 중단하고 만다. 학습발전은커녕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도 그만둬버린다. 자신과 유일하게 조금씩 대화를 해왔던 지체장애를 가진 짝꿍과도 대화를 단절해버린다. 완전히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한 것이다.

기숙사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이샨이 침대에 앉아있다. ⓒpvr picture
▲기숙사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이샨이 침대에 앉아있다.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임시 강사로 온 니쿰 선생님은 이샨의 이런 행동을 보고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판단하고, 곧바로 이샨 부모님을 찾아가 이샨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고, 학교 선생님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이샨이 세상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니쿰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은 결국 이샨이 세상을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심지어는 이샨을 존경하기까지에 이른다.
이샨 가족에게 이샨의 노트를 보여주며 난독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니쿰선생님. ⓒpvr picture
▲이샨 가족에게 이샨의 노트를 보여주며 난독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니쿰선생님.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니쿰 선생님은 어떻게 세상 사람들에게 이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했던 것인가? 이샨이 세상을 살아가는 습득방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은 무수히 많다. 이 말은 즉 지식을 습득하는방식에 있어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방식으로의 습득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다른 습득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방식이 있음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이해를 할 것이다. 그렇게 위해서는 다른 시선, 다른 경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사자주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본다. 장애인의 입장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샨이 샤워실에서 혼자 괴로워한다. ⓒpvr picture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샨이 샤워실에서 혼자 괴로워한다.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영화 후반부에 니쿰 선생님이 이샨의 행동을 보고 왜 그렇게 자신의 일처럼 그렇게 헌신적이고 필사적으로 이샨에게 매달렸는지 알려준다. 바로 이샨의 모습이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이샨의 아픔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샨은 ‘난독증’이라는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다. 난독증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이샨의 아픔을 알겠는가? 국어책을 펼치면 책 속의 글자들이 춤을 추고, 산수책을 펼치면 숫자들이 걸어다니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림그리기 대회에서 이샨은 최우수상을 받게 되면서 유명해지게 된다. ⓒpvr picture
▲그림그리기 대회에서 이샨은 최우수상을 받게 되면서 유명해지게 된다.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니쿰 선생님이 난독증 경험을 했기 때문에 소중한 한 아이의 인생이 재발견되었다고 본다. 난독증을 가졌던 니쿰 선생님의 장애인당사자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이샨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이샨은 매우 운이 좋은 아이인 셈이다.
사회 여러 계층에서 활동하는 장애인당사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야 세상은 이들의 아픔과 즐거움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니쿰선생님이 이샨과 눈높이를 맞추고 말을 건네고 있다. ⓒpvr picture
▲니쿰선생님이 이샨과 눈높이를 맞추고 말을 건네고 있다. ⓒpvr picture 이미지 자세히보기
이 영화는 현재 인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민배우 아미르 칸(Aamir Khan)이 메가폰을 잡고 감독으로 데뷰한 작품으로 이번에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10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www.siyff.com)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청소년들의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싶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이 영화를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