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배분의 성과까지 따라가겠다”
신필균 총장 “배분 방향과 절차 변화 모색 중”
사회변화까지 견인하는 사업이 좋은 배분 사업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
백종환: 총장님께서 장애인과 인연을 맺으신 것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에 취임하시면서부터 인듯하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을 거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까지 최일선에서 장애인의 정책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해왔다.

신필균: 장애인공단에서는 사실 굉장히 의욕적으로 장애인이라는 그룹에 포커스를 맞춰 한국사회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고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일했었다. 그러나 길게 하지 못해 그만큼 실현되는 단계를 못보고 나왔다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후임 이사장이 비교적 그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

공동모금회는 일단 장애인뿐만이 아니라 장애인과 같은 흔히 사회적 약자라고 말하는 그룹도 전반적으로 다룬다. 그러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조금 더 보편적인 차원에서 장애인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집중적으로, 다른 사람이 보면 집단 이기적인, 혹은 장애인 문제만 선언적으로 얘기했다면 지금은 전체 사회 구조 속에서의 장애인을 본다. 지금은 두 기관 모두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 있어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관점을 만들어 준 것 같다.

물론 민간기구의 역할, 공공기구의 역할이 좀 더 분명하게 조명이 된다. 그러나 모금회가 정책을 바꾸는 일을 솔선하는 성격을 가진 기관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하지 못하는 것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분야를 뚫고 나가는 기회에 있어서는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백종환: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민간기구로서 갖고 있는 한계점이 있을 듯싶은데.

신필균: 그렇다. 민간기구라 하지만 서양처럼 완전한 자율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간접적인 국가 감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회계 관리에 있어 민간기구도 투명해야 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제재가 있다. 완전히 자율적으로 해야 민간기구라 할 수 있는데 모금회는 조금 양쪽에 다리를 걸친 모습인 것 같다.

백종환: 스웨덴에서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스웨덴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신필균: 스웨덴은 공공기관도 책임자 자율권, 책임자 책임제이다. 그러나 우리는 담당자 책임제가 아니다. 그래서 창조경영의 붐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도 창조경영을 하지 못하는 환경적 여건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스웨덴은 공공기관이라 해도 담당자가 큰 목적에 어긋나지 않는 한은 최대한 끌고 간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기도 한다. 재정적으로만 필요 있는 것이라면 인정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기획된 제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할 수가 없다. 그것은 민간이나 공공기관이나 마찬가지이다. 책임제에서 조금 다르고 융통성이 없는 점 등이 다른 것 같다.

사회 전반의 밑바탕을 볼 수 있어서 현재의 일이 보람있다는 신 사무총장.
▲사회 전반의 밑바탕을 볼 수 있어서 현재의 일이 보람있다는 신 사무총장.
백종환: 2004년 장애인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며 장애인계를 떠났다가, 2006년 6월 모금회 사무총장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혹자들은 장애인공단 이사장을 재직하다 모금회 사무총장으로 옮기는 것은 낮은 직급으로의 이동이기에 어색하고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반응이 있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떠한가?

신필균: 엄격히 보면 일을 주관하는 책임자라는 의미에서는 둘 다 똑같다. 장애인공단은 시스템이 이사장이고, 모금회의 경우 집행부의 책임자는 사무총장이다. 기구의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직함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회장이 비상근이라 그렇다. 나는 그런 차이라고 본다.

물론 결정권에 있어 이사장에 비해 사무총장이 약한 부분은 있지만 선진화 된 개념에서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에 대해서는 똑같다. 그런 면에서는 주저하지 않았다. 여기에 올 때 솔직히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다. 강의와 다른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강한 권유가 있었고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우리나라 사회 전반의 밑바탕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싶어 결정을 했다.

백종환: 그렇다면 현재 일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나?

신필균: 굉장히 보람이 있다. 아무래도 내가 행정당국에 있다 보니 행정당국이 반드시 나아가야 할 것에 대해서는 많이 주장을 해왔지만 우리나라의 한계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요한 건 누군가가 사업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여기가 그런 곳이다. 장관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도 있다. 돈과 의욕이 있고 실제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여건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굉장히 보람이 있고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백종환: 지난 2월 19일 공동모금회법이 개정되고 이에 따라 사무총장이 당연직 이사로 되고 임기도 2년에서 3년으로 변경됐다.

신필균: 이사들의 임기는 늘었지만 나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나는 임기가 3년이었기 때문에 내년 5월말까지가 임기이다.

백종환: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필균: 우리는 그런 영향을 받는 기관이 아니라 생각하고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는데 지금 별안간 개입한다면 굉장히 말이 많을 것이다.

백종환: 공동모금회의 이사회 구성에 대해 명망가 중심의 구성이라는 지적이 있다. 명망가가 아닌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

신필균: 공동모금회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따라서 임원진의 성격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동모금제라는 제도가 처음 도입되면서 과연 기부문화가 알려지지 않은 사회에서 모금이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이사의 이미지가 대단히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명망가 중심의 이사회가 구성된 것이다. 한국은 인맥사회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시대가 변했다. 안 그래도 이번에 통과된 법에 따르면 복지계, 시민사회, 종교계 등에서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원래 우리 법에도 있었지만 복지 분야 인원을 4명 이상으로 제한을 뒀다.

외부에서 말할 때 전문가라 하면 복지 분야를 얘기하는데 여기는 모금과 배분을 동시에 하는 기관이다. 물론 사회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는 것은 중요한 것이지만 또 한편 자원을 모집해야 하는 이 자체가 워낙에 큰 기능과 역할이기 때문에 자원 확보를 위해서 모금기술의 전문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굉장히 죄송한 말이지만 밖에서 말하는 전문가는 배분쪽 전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개정된 법은 그 균형을 분명하게 하라는 뜻인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임원진이 조금 바뀌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본다.

신 사무총장은 기업의 기부금액이 크다보니 금액면에서 기업의 비율이 크게 느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기업의 기부금액이 크다보니 금액면에서 기업의 비율이 크게 느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환: 공동모금회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획기적인 모금 실적이 고액기부자인 기업들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신필균: 기업 기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기업이 담당하는 금액이 워낙 크다보니, 소수 기업이 담당하는 금액이 워낙 많다보니 금액에서 비교해 보면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대단히 많다. 2007년을 보면 기업기부가 65%정도 차지하고 있다.

금액상으로 보면 여전히 기업에서 기부하는 차지하는 비율이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트렌드이다. 사실 초기에 기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풀뿌리로 번져나가는데 2006년과 2007년을 보면 현저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집중 모금만 보더라도 중앙과 지회의 비율이 과거에는 중앙이 6, 지방이 4였다. 그러나 2007년은 거의 5대 5 수준이었다. 이 얘기는 지방은 개인모금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기부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말하는 것이다.

기업모금을 약점이라 얘기하는데 나는 약점이라기보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금형태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 자체적인 문제이다. 기업이 큰돈을 내는 것만 의존하다 한번 줄어든다면 타격이 크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기에 이미 작년부터 이에 대한 보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기업 중심으로 하던 것을 중견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 집중모금 같은 경우, 중견 기업이 기업 모금 안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기업의 모금총액은 거의 증감상태에 있는데 중견기업이 증가해서 기업모금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중견기업의 모금은 점점 확대되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조경영의 한 조건으로 기업은 이익의 몇 퍼센트를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지금 다국적 기업들은 거기에서 본인들의 트렌드 사업을 찾고 있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데 기업모금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래서 최근 선진국도 기업모금을 강조한다. 기업모금과 별개로 개인모금이 늘어나야 한다는 사실은 지속 가능성 때문에 그렇다.

백종환: 풀뿌리 모금방식으로 모금문화를 변화시켜야하는 사회적 책임을 공동모금회는 갖고 있다. 풀뿌리 모금방식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신필균: ‘지속 가능성’과 ‘배려 정신’, ‘나눔 문화’, ‘더불어 사는 사회’는 같이 살아간다는 문화, 분위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작년부터 나눔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나눔의 날’을 기획했다.

미래 기부자들을 위해서 교육기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집중 모금 때 고액기부를 선언적으로 공포하자고 해서 ‘아너 소아이어티’(Honor Society)를 기획,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부자들이 존경 받는다는 표현이 안 좋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보면 뜻이 있어도 기부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편으로는 가부장제에서 가족복지 문화가 탈피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선언적으로 홍보하고 운동하다보면 미래기부가 활성화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전 국민의 나눔문화 운동인 ‘행복주주캠페인’도 시작하려 한다. 한 주에 1,004원으로 국민 누구나 이웃을 위해 1,004원으로 행복주주가 될 수 있다. 참여인원의 목표를 1천만 명으로 잡고 있다. 우선 전국에 있는 우리 모금회 직원부터 시작해서 가까운 사람들을 참여시킬 생각이다. 고액기부 운동과 더불어 풀뿌리 문화운동, 나눔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당장 우리부터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백종환 :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회공헌팀도 만들고 재단도 만들고 있다. 이것이 공동모금회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

신필균: 아직까진 없다. 나는 재단형태를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면이 조금 있다. 기업이 어쨌든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면이다.

부정적인 면은 이런 것이다. 사회복지라는 것은 필요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서 변화를 시켜주는 것이다. 개인의 삶의 질이 변화되면 지역사회도 변화한다. 또 그 변화를 통해 지역공동체가 형성돼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복지의 근본 목표이자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개별적으로 하다보면 지속적이지 못하고 산발적이고 단발적이고 나열적이 된다. 이러다보면 성과를 도출하기가 참 어렵다.

백종환: 단발적이라는 것은 회사 홍보를 위한 것으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인가?

신필균: 그럴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지원요청을 하다보면 회사입장에서는 골고루 주는 것이 편하지 않겠나? 거기가 집행기구도 아닌데. 그러다 보면 전혀 성과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같은 기관도 창조경영이라는 방향 속에서 지속 지원을 통해 정확하게 성과를 내려고 한다. 작은 돈으로 나눠주려 하는 형태는 복지사회가 추구하려는 것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우려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회적으로 한번 토론을 해봐야할 것 같다.

공동모금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계획 단계라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그런 것에 대한 논의·협의를 할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들이 공동모금회의 고객 입장이기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우리의 노하우를 가지고 논의·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모금회는 장기적으로 평가를 전문화해 나갈 생각이다. 평가라는 것은 사회전체적인 입장에서 정부나 민간, 기업이 지원한 것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평가 전문기구가 되려는 것이 모금회의 장기계획 중 하나이다. 그러면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서 첫 번째 긍정성을 그냥 받아들이고 있다. 어느 적당한 시기에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금회는 모금과 배분을 하는 하나의 도매상 같은 기구하고 설명했다.
▲모금회는 모금과 배분을 하는 하나의 도매상 같은 기구하고 설명했다.
백종환: 앞서 기업모금을 말하며 창조경영을 얘기했다. 창조경영에 대한 큰 계획이 있다면 말해 달라.

신필균: 공동모금회가 설립된 취지를 깊게 들여다보면 두 가지가 있다. 초기에 국가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있었다. 예산이 부족해서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예산이 확보됐다. 사회변화가 너무 급진하다보니 사회 문제가 예상 못하게 돌출되고 있다. 아무래도 민간 쪽은 행정절차가 빠르기 때문에 문제에 빨리 개입해서 사각지대를 메워달라는 것이 모금회의 기능 중 하나이자 큰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모금인데, 모금은 갈수록 전문화된 기구 형태가 요구된다. 한번 기부를 할 때 누구한테 기부해야 할 지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공동모금회이다. 국가가 법으로 뒷받침해서 신뢰하도록 만들어 놓았으니까 모금회에서 모금과 배분을 하도록 하나의 도매상 같은 기구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기부자를 위해서도 만들어 놓은 것인데 왜 독식하느냐고 한다. 그러나 원래 목적이 그렇게 해서 나누라는 것이다.

그런 목적으로 볼 때 지금까지 우리는 배분형태를 투명성, 공정성에만 집착해왔다. 그렇다보니 배분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또 공정성을 얘기하다 보니, 즉 골고루 나눠주는 것에 중점을 두다 보니 원래 목적이었던 배분의 성과라는 것까지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 지금 그 목적을 앞에 세워서 어떻게 하면 성과를 낼 것이냐를 고민하다 보니 모든 배분에 대한 방향이나 절차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한 그동안 모금과 배분을 분리해서 생각해 왔지만, 모금과 배분은 절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배분을 통해 모금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창조경영의 중요한 사례로 들어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배분계획을 4개의 틀로 만들었다. 하나는 ‘전략사업’이다. 공동모금회가 지금까지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지속적, 장기적으로 브랜드 사업을 할 것이다. 사회에서 변화되는 모습이 보이는 선택된 소수의 사업을 장기적으로 갖고 갈 것이다. 기부자 만족도도 높이고 현장에서 프로그램 운영의 모델도 되는 전략적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두 번째는 ‘선도사업’이다. 우리 사회에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를 빨리 대처해서 제도화 시켜나가는데 앞장서겠다.

세 번째는 수행기관들의 불만 중 하나인 작은 기관들을 ‘보호육성하는 사업’이다.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순수한 생각으로 규모가 작은 기관들이 배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순수한 집행의 의지가 있는 곳을 발굴해서 보호·육성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긴급지원’이다. 생계 기초, 사고 재해 등은 계속 지원해왔듯이 앞으로 놓쳐서는 안 되는 분야이다.

결국 그 지역의 문제는 그 지역 사람이나 해당 지역의 기업이 담당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지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지역공동체 형성이자 복지사회가 지향하는 모델일 것이다.

백종환: 그동안 배분을 통해 사회소외계층의 변화를 보아왔을 것이다. 피부로 느낄 만큼 변화된 계층이 있는가?

신필균: 그런 사업이 여러 개 있다. 장애인 같은 경우는 전동휠체어 사업이 그렇다. 또 생활환경개선을 중심으로 한 이동권 확립 사업이 있었다. 세상과 접촉할 수 있도록 만든 점자정보단말기 보급 사업은 시각장애인에게 혁명이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전화기 배분도 피부로 느낄 만큼 큰 변화를 가져와 계속 확대할 생각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이 느낄 수 없는 얕은 높낮이 때문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생활 인프라 개선은 계속하려 한다. 생활시설의 문을 자동문으로 바꾸는 것과 바닥재 바꾸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백종환: 장애인들의 변화된 모습을 기부했던 기업에서 잘 알고 있나?

신필균: 잘 알고 있고 매우 만족해한다. 지원사업 이후 평가할 때 굉장히 만족해 한다.

신 사무총장은 기부를 한 기업들도 기부를 통해 장애인들의 삶이 변화된 것에 만족해 한다고 전했다.
▲신 사무총장은 기부를 한 기업들도 기부를 통해 장애인들의 삶이 변화된 것에 만족해 한다고 전했다.
백종환: 공동모금회의 배분사업이 복지제도보다 앞서 가서, 제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델인 것 같다. 공동모금회가 처음 시작했던 활동보조인 제도, 전동휠체어 지원 사업들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신필균: 전동휠체어의 경우 처음에는 400만원 정도 되는 제품을 지급하다가 보험이 적용되면서 기금이 남게 되었다. 그래서 남은 금액으로 현재 전동휠체어 배터리 교체 사업을 지속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경우 모금회가 실시했던 서비스 사업은 정부가 좋은 정책으로 받아들여 제도화 하고 민간은 또 정부가 하지 못하는 보수·수리로 지원하면서 전동휠체어 지원 사업이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5년 정도 운행을 하면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하니 그 대안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모금회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좋은 사업이다.

백종환: 이런 사례들이 공동모금회의 배분사업이 지녀야할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공동모금회에 신청하는 배분사업을 보면 장애인복지의 현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듯 싶은데 공동모금회에서 분석하는 장애인분야 트렌드는 무엇인가.

신필균: 2007년 장애인 분야는 전체 배분율이 12%로 270억 정도를 배분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이동 인프라와 관련한 분야의 지원금이 많았고, 이동·사회참여와 연결돼서 교육이나 취업, 점자정보단말기 등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그리고 문화에 대한 지원이 많았다.

또한 시설의 문이나 바닥재의 교체 등의 생활 인프라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기초생활보다는 취업과 교육을 통해 사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직업중심의 자활·자립생활로 장애인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징표로 보여 진다.

백종환: 앞서 보호육성사업을 말하면서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는 제도가 마련된 것인가? 아니면 의지를 말한 것인가?

신필균: 이 사안은 이미 이사회를 통과했다.

백종환: 공동모금회로 다양한 사연들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으로 미비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있을 것이다.

신필균: 그래서 보호육성 쪽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진정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기관이라면 여건에 상관없이 돕자는 취지가 여기에 있다.

다만 지원을 해오는 기관이 많다보니 경쟁률이 심하고 탈락하는 기관이 많다.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수행기관을 직접 배분해야 하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분야별로 크게 해서 그것을 관련하는 다른 단체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큰 돈을 다루면서 작은 돈을 배분하다 보니 직원의 역량과 수를 감안할 때 놓치는 분야가 많다. 이러한 가운데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많다보니 배분 수행기관에 대한 불만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배분 수행기관 방식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다.

백종환: 관련하는 다른 단체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자칫 기구를 만든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수행기관에서는 프로포절을 잘 써서 많은 기금을 확보하는 직원이 유능한 직원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 수행기관이 기관운영에 도움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필균: 배분내용만 변화될 것이 아니라 수행기관도 변해야 한다. 직원만 챙기려는 복지단체는 바꿔져야 한다. 수행기관들끼리, 지역별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합의해 부족한 것은 만들고 너무 많은 것은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이러한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되리라 본다.

현장에서 볼 때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그래도 모금회는 원칙에 따라 사업을 진행 하니까 같은 범주 내에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분야별 관련 기관에서 합의된 사업 전체를 지원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 작은 기관에서도 꼭 필요한 사업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죽 같은사업으로 다른 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모금회에 신청할 경우 아주 작은 기관이라도 신뢰하고 모금회가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이 작은 기관이 커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다. 언제 실현될 지 모르지만, 현장과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그래서 토론이 있었으면 한다.

백종환: 수행기관이 과도한 집착을 보여 무리한 요구나 시위를 하는 사태를 목격하기도 한다.

신필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된 것은 한국사회 내 장애인의 이미지 내지 인식이 그래도 대단히 빨리 발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 개개인의 인식 정도는 미약하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다. 제도가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제도가 한국사회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 장애인들이 실천 가능한 작은 것부터 챙겨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사무총장으로서도 이것은 부탁하고 싶다. 그런 맥락에서 함께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의적 관점을 갖자고 말하고 싶다.

백종환: 마지막으로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 당사자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신필균: 실천적인 관점, 생활 속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사자 주의는 대단히 중요한 관점이다. 길거리의 작은 돌 하나도 장애인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 길거리에 블록을 깔아도 세심하게 깔아 달라고 장애인은 요청할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요청하지 않는다. 단층 2cm줄이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는 직장 환경을 비장애인은 전혀 생각할 수 없다. 그 차원에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활환경에서부터 장애인 당사자 관점으로 모든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이다. 다소 장애인 당사자주의가 과잉되어 좋지 않게 들릴 뿐이지 정말 장애인 당사자 주의적 관점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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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백종환 편집국장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의 인터뷰 모습.
▲본지 백종환 편집국장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의 인터뷰 모습.